'사랑해'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11.11.21 Chiengmai
  2. 2011.10.16 MUANG UGOI
  3. 2011.09.16 징홍(景洪) 첫번째, 그리고 두번째 이야기.
  4. 2011.08.19 야딩
  5. 2011.06.20 메리설산
  6. 2011.05.25 중뎬
  7. 2011.05.25 중뎬에서 따오청가는 길
  8. 2011.05.23 청두
  9. 2011.05.21 리탕
  10. 2011.05.16 리탕

Chiengmai

사랑해 2011. 11. 21. 01:08

Chiengmai, Thailand.
30,03,2011


 "북태국에 가면 빠이라는 곳을 꼭 들러보세요"
방콕에서 중국 비자를 받고 육로를 통해 태국 -> 라오스 -> 중국 국경을 넘으려던 차에

여행자들 사이에서 강력하게 추천되는 '빠이'라는 지역이 솔깃했었다.

어차피 태국 여행비자 기간 동안 태국 지역을 천천히 여행하며 

라오스로 넘어가면 됐기에. 

'빠이'에 들러 한 일주일은 머물기로.

빠이를 가기 위해 우선 가까운 대도시, 태국의 제2수도인 치앙마이를 들러야만 했다

그런데 별 기대 없이 들른 치앙마이에서 빠이행을 방해하는 변수를 만났다.

우연히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묶고 있는 B와 마주친 것이다.

B 또한 다음 날 이곳을 떠날 채비, 한국으로 돌아가기 며칠 안 남은 처지.

그는 여행동안 들떴던 기분을 억지로 가라앉히며 마음을 다스리던 중 나를 만난 것.


물론 마주침은 매일 매일 수없이 일어나는 일.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마주침은 농도가 한층 짙은 성격이랄까

"너 때문에 치앙마이에서 발이 안 떨어진다"는 공통된 속사정을 이유로

손가락을 하나하나씩 접으며 일정을 계산해 내

결국 난 빠이행을 포기, B는 방콕행을 포기

일주일을 함께 치앙마이에 머물기로 했다.

그리고 그날로부터 치앙마이 여행은 예상치 못하게 시작됐던 거야.






치앙마이의 매력은 한마디로 빈티지다.

방콕에 이은 제 2의 수도라는데 전혀 대도시와는 다른 구성이다.

빌딩은 찾아볼 수 없고 낮은 담들, 넓고 한적한 분위기.

골목 구역 구역마다의 아기 자기하고 이쁘고 조용함.
그러다가도 주말이면 도깨비시장들로 빽빽하게 사람들로 가득 채워졌던 길거리.
그러다가도 어둠이 찾아오면 술집과 클럽으로 여전히도
여자와 술을 찾아 부유하는 방탕한 여행자의 길거리로의 변신.

그러고 보면 차분함과 자유분방함까지 다양한 색이 공존.



















우연한 만남과 함께 향유할 수 있었던 치앙마이의 길거리.
그랬기에 내 여행의 시간들 가운데 유독 유별났던 곳이야.
시원스럽게 이야기하지 못할 종류의 에피소드이기도 하지. ㅋ


 

 

다만 B와 나는 왜 치앙마이에서 함께 하면서 만들 수 있었던 유희를

한국에서 재회한 후로 더이상 유지할 수 없었던 걸까?
그때 그 유쾌함은 단지 따사로운 햇살때문이었을까?
한국에서는 사는 것이 워낙 팍팍해서 였을까?

B는 점점 더 먼 타인이 돼 갔었다. 

생각보다 어렵게 여겨지는 스타일, 너무 다른 버릇, 

까탈이 이만저만이 아닌 입맛, 무엇보다 점점 사라지는 편안함... 

참 맘에 안 드는데 단단하기까지 한 벽을 보았고,

그 안에서 나올 리 없는 그 친구를 보았었다.

서로의 모습을 조금씩 조금씩 확인하게 되면서 
치앙마이의 따사로운 햇살에 비춰졌던 유쾌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을.

'여행이라는 유희의 연속'은 '삶이라는 고통의 연속'으로 뒤바꼈었다. 적어도 내게는.

치앙마이와 한국, 상황과 공간의 변화는 결국엔 서로의 의미가 점차 동전의 양면처럼 극단이 되지 않았나 싶다.

"여행에서의 연애는 여행의 추억으로 끝내라" 라는 조언은

결코 시기 질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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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ANG UGOI

사랑해 2011. 10. 16. 02:23


므앙 응오이(MUANG UGOI), 볼리캄사이 (Bolikhamsai), 라오스(LAOS).  10,04,2011

 

라오스 므앙 응오이는 라오스의 엄연한 '도시'이다.

터미널에서 내려 마을로 진입하는 길에

서부영화에 나올 법한 낡은 목재의 로컬 상점들 몇 채가 도시임을 뒷받침 해준다.

그리고 상점들을 지나쳐 마을을 가로지르는 메콩강을 건너면

여행자들을 위한 방갈로 게스트 하우스들 몇 채가 있다.

반면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 북에는 '오지 마을'로 소개돼 있다.

라오스의 많은 지역들이 외지인들에게는 이런 헷갈림을 준다.

여행자로서는 오지도 아니고, 도시라고 여기기 난처하기는 해도 

무엇보다 한가로운 농촌마을만의 고요하고 느린 시간들을

마음 껏 누리기 위해 무앙 응오이를 찾는다는 것이다.

나? 나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고요함을 누리고 말았다.

여전히 외국 사람들 앞에서는 쭈뼛쭈뼛하는 성격상

한국사람들이 없는 무앙 응오이에선 혼자 보내게 되는 시간이 많았고,

하루 방값을 지불하거나 레스토랑에 앉아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아무 할 일이 없었고, 뭘 해야한다고 요구하는 사람도 없다.

단조로울 수 밖에 없는 이 시골도시 생활에서 주어진 자유들은

그저 마을 주변을 산책하고, 테라스에서 멍 때리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게 만들더군.

차와 사람이 내는 소리 보다 옆집 가축 소리가 더 많이 들리는 덕분에

한번씩 이런 상황에 왠지 모를 웃음이 터져나온다.

돼지는 주인에게 혼나면서 '꽤약꽤약' 하는 구성진 울음 소리를 낸다.

 

 

할 일도, 놀꺼리 조차도 없는 시간들은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생각들의 내용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

사실 여행 직전 내가 가지고 있던 많은 것들에 회의감을 안은 채 떠나온 터였다.

4개월이 넘는 여행 동안 펼쳐진 타인들, 다른 문화의 삶의 이미지들을 관조하면서

'전과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점점 용기와 의지가 조금씩 쌓이고 있던 차다.

'욕망이 멈추고 만다'라는 어느 여행작가의 라오스에 대한 찬양이 무색하게

내 안에선 너무도 단조로운 삶이 독차지하고 있는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욕망을 이글이글 불태우다니.

'다르게 살고 싶다'는 막연한 구호 속에

'한국으로 돌아간다면'의 주제로 욕망이 이끄는 데로 

가상의 미래를 그리니 심장이 두근 두근거리고 당장 할 수 없음이 답답해진다.

급기야 파괴의 신 '쉬바'를 노래부른다.

인도를 여행하면서 파괴라는 개념을 악에 가까운 것인 줄로 여겼던 무딤은 깨졌었고 

파괴돼야 새로운 탄생이 가능하다라는 새로운 구절을 마음에 새기게 되니

가능한 한 내가 가진 것, 주어진 것들을 파괴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됐다.

물론 그때의 간절함이 무색해지게 귀국하고도 6개월이 지난 지금

난 많은 것을 파괴하지 못했었고,

일부 파괴의 시도는 또 새로운 미로를 만들어 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난 여전히 다르게 살 방도를 찾고 있다.

그 때의 구호는 여전히 유효하다.

인생의 강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야.

때때로 역류할 수도 있다. 좌회전, 우회전은 또 없겠는가? 충분히 있다.

 

Posted by 나꽃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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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4,2011-17,04,2011
 루앙남타, 라오스 -> 징홍(景洪), 운남성(雲南省), CHINA



징홍 첫번째 이야기.

태국에서는 쏭크란, 라오스에서는 삐마이
중국말로는 음... 잘 모르겠다.

쏭크란 축제가 날 따라다니는 것인지,
내가 쏭크란 축제를 따라다니는 것인지
넘어가는 지역마다 바가지 세례.
물축제는 각 나라별로, 지역별로 몇 일 간격으로 다르게 열린다고 하니.
국경을 넘어 라오스 들어서자마자 맞은 물세례를
중국에 도착해 제일 첫 번째로 들린 징홍에서 또 맞고 말았어.
하지만 중국에도 물축제가 있는 줄은 처음 알게됐지.
이제 막 도착한 징홍이라는 도시를 비롯해
메콩강 주변 지역은 기후도 자연환경도
동남아와 비슷하고 문화도 비슷한 구석이 많다해.
그래서 중국이면서도 동남아 같아.
덕분에 난 남들은 성대하게 한 번 보낼 물축제를
세 번을 반복하는 꼴이야.

그래도 중국은 중국.
나는 국경을 넘은 버스에서 막 내리고 나서야
나의 상황이 무척 양호하지 못하다는 걸 알았어
언어가 전의 어떤 나라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가려했던 게스트하우스 위치 파악이나
정보를 전혀 알아보지도 않고 들어왔던 처지였음을.
어쩔거야. 몸으로 직접 찾아다니는 거지.
그래도 보통은 게스트하우스가 한 동네에 몰려있기에
'그 동네만 찾아가면 되겠지. 조금 돌아다니다보면 찾을 수 있을거야.'라고
생각하며 버스터미널을 빠져나왔지.
장거리이동으로 배는 서러울만큼 고팠지만
낯선 도시에서 이 한 몸 누울 자리부터 찾아야 마음이 편할듯 해
가이드북을 펼쳐들고 육중한 무게의 배낭가방을 매고 걷기 시작했어.
하지만 여행자 포스 단번에 풍경주는 난
물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징홍 거리에 너무 좋은 먹이감인게야.
사람들 마치 골목대장 시절로 돌아간 마냥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총, 바가지, 심지어 트럭채 담고다니며 내게 달려들어.
대놓고 물 던지고, 아닌척 물 쏘고 하는 바람에
축축하게 젖은 나의 짐과 몸은 더더 걸음을 힘들게 해.
이날 만큼은 물을 뿌리는 행위가
액운을 씻어내준다는 의미라니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

그렇게 젖은 몸으로 두 시간을 넘게 헤맸었던가?
아- 물축제여


 루앙남타, 라오스 14,04,2011
라오스 한적한 시골 루앙남타(라오스에서는 도시라 칭하지만...)에 소박한 삐마이.
아이들 나를 노리다가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며 방어하자 물을 던질까 말까 주춤주춤.

 루앙남타, 라오스  14,04,2011
골목길에서 만난 꼬맹이들 찍어주고, 보여주고, 찍어주고, 보여주고...
그러다가 나는 지치는데 아이들은 사진 계속 찍어달라 하니 막 도망나왔었어. ㅋ


                                                               루앙남타, 라오스  14,04,2011


징홍(景洪), 운남성(雲南省), CHINA 17,04,2011
중국 국경을 넘어 징홍이라는 지역에 들어서자 
버스 창 밖에 점점 리얼하게 보여지는 물천지의 도시와 사람들

 

징홍(景洪), 운남성(雲南省), CHINA 17,04,2011
도시라 물전쟁 스케일도 커.
이렇게 트럭채 물을 담고 아무곳에나 다 뿌려대는데 
 이러다가 또다른 트럭을 만나면 일대 전쟁이 벌어지지. ㅋ




징홍 두번째 이야기

여행이야기를 이어서 하자면 그때 그렇게 쏭크란축제로 젖은 옷이 마르도록
2-3시간을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게스트하우스만 찾아 걷다가 
길거리에 어느 여관을 발견하게 됐어.
언어는 안 통해도 내가 찾는 게스트하우스를 물어보는 시도는 해야겠다 싶어 들어갔지.
처음에는 어린 여종업원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다가
쏼라쏼라 하는 내 말을 도저히 못 알아듣겠다 싶었는지
여관 사장님에게 나를 데려갔어.
바로 아래 그림의 주인공이야.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 인상에 강하게 남는 여사장님이였지.
내가 '한궈랜 삔관'이란 단어를 반복하니까 눈치를 채고
여관숙소 연락망을 뒤져보고, 여기저기 수소문 해줘. 
바로 아래 그림의 자태로 말야.
그때 그 모습이 호탕해 보여서 웃음을 참아야만 했어.
물론 여사장님의 노력에도 찾지는 못했어.
대신 내가 그 여관에서 지내기로 했어.
여사장님도 대신 40%를 할인해줘. 

사실 눈치를 보니 그 여관은 남자가 여자를 불러 자는곳 같아.
하지만 여사장님도 내가 머무는 것을 반겼고,
지내는 삼일 동안 틈나면 나를 카운터 옆에 끼고 있을 정도로 재미있어 했어.
하루는 큼지막한 수박을 선물로 주니 오랜시간 수박을 카운터 한쪽에 계속 방치해 놔. 
고맙다는 표시도 별로 없고 무성의해 보이는 태도에
의아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내 방으로 들어갔어.
그런데 종업원이 수박을 다시 내방으로 가져와.
내 선물의 뜻을 못 알아들었던 거야. 
다시 카운터로 돌려드렸지.
그랬더니 여사장님과 그 남편 한바탕 웃고는 큰 수박을 모두 잘라내
여관에 오고가는 손님들, 옆가게 사람들 모두 나눠줘.
이렇게 말이 안 통하니 어렵게 통한 뜻 더 반갑고, 
마음 주고 받는 일들을 더 애틋하게 여겨. 

나중에 내가 떠나기 위해 택시를 탈 때 여사장님은 택시 문앞까지 배웅해주면서
하늘을 가리키는 몸짓을 시작으로 나에게 이야기해.
"넌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온 소중한 인연이야"

몸짓으로 어떻게 아냐고? 그냥 추측이야.
나중에 여관이름을 한자사전을 찾아 알아보니
'기쁜인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그래 여사장님은 내 여행에 주옥같은 추억으로 살아있으니
얼마나 기쁜인연이야.




                                                        징홍(景洪), 운남성(雲南省), CHINA 17,0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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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딩

사랑해 2011. 8. 19. 01:09
야딩, 쓰촨성(四川省), CHINA. 21-22,04,2011

중덴(샹그릴라)에서 야딩까지 어김없이 장거리 길이었지만
눈 앞에 설산들은 뭐랄까.
순백의 도도함과 장대함에 매혹당하고 말았었어.

내가 달리고 있는 도로 저편
굴곡진 경계를 유지하며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미지의 세계를
담고싶은 욕심에 가는 길 내내 카메라셔터를 수 없이 누르게 만들어.
결국 차에 내려서는 밧데루 얼마안남았음을,
그리고 많은 사진들에 비해 내가 눈으로 생경하게 본 설산이
제대로 담긴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음을 알게되고 후회가 밀려오지. 

 4월에도 여전히 깡깡하게 눈옷을 입고 있는 야딩의 고산을 올라가면
몇 개의 호수가 있다해.
우유해, 오색해 등이 아름답다 하여 대개 여행자들은
일박 이일의 트레킹 일정으로 많이들 찾아드는 곳.
 
사실 난 전에 우연히 만난 여행자들에게
야딩이 아름답다더라 하는 수준의 정보만 주워듣고
전혀 구체적인 정보도 없이 막무가내로 찾은 곳이였어.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는 만큼 제대로 된 트레킹의 기억을 만들고자.
나중에는 얼마나 우매했던 동기였는지를 깨닫게 되지.
 
바라보기만 해야했던 미지의 세계 '설산'에 찾아들어가니
내 눈에 아름다움은 가차없이 사라지더라.
그 순백이 가능했던 이유가 곧 내게는 지옥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버리더군.
산소가 부족하니 온 몸은 부어오고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몸과 정신은 휘청휘청해.
심지어 내가 내딛는 길에 박힌 작은 돌 하나에도 온 몸이 휘청휘청거려.
몸과 정신이 힘드니 자연에 대한 경탄은 사라지고
내 인생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의 기억이 날 괴롭혀.
왜?왜? 난 또 이 길에 서있게 됐는지. 처음 본 설산이고
처음 발걸음 한 곳임에도 이상하게 익숙한 상황같더구만. 푸~
지옥같음에 아름답다는 호수 분하고 화나서 하나도 안찍고, 쳐다도 안봤음.
여행 막판에 다달아 인연 맺었던 야딩은 전 여행의 시간들과
전혀 다른 시간이었고, 전혀 다른 경험이였어.
야딩이 일종의 반전을 선사했다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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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설산

사랑해 2011. 6. 20. 01:47

메리설산(梅里雪山), 운남성(雲南-省), CHINA

 26-29,04,2011


야딩에서 제대로 혼쭐나고서도 메리설산 동행자를 구하던
어느 낯선 여행자의 꼬득임에 또 훌러덩 넘어가 메리설산에 따라가게 됐어.

자!
샹그릴라에서 페라이스까지 8시간 달리고 일박.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빵차를 렌트하고 부산히 출발해 2시간 걸려 시당 도착.
시당에서 또 6시간 트레킹으로 산 하나 꼬박 넘어 위뻥마을에 도착해 일박.


그리고 이른 아침 또 위뻥마을에서 6시간 트레킹으로 산 하나 꼬박 넘어 시당 도착.
시당에서 빵차 렌트하고 2시간 걸려 페라이스 도착해 일박.
그리고 다음날 페라이스에서 8시간 달려 샹그릴라에 돌아왔었지.

거친 자연 속에 터전을 잡고 살아내는 마방들의 모습에 반해 못 씻어도 좋으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일주일은 머물며 감상하고 싶었던 위뻥마을.

아쉬움을 남기고 온 곳.

페라이스


페라이스에서의 메리설산


시당에서 위뻥마을로 들어가는 길.

트레킹이 힘들면 말을 타고 들어갈 수 있다. 

위뻥은 마방마을이기에. 

이 날도 어김없이 마을로 물자를 나르는 마방들.



상위뻥마을에 도착하자 마주친 당차고 억쎈 이미지의 소녀들. 카리스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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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뎬

사랑해 2011. 5. 25. 21:44

중뎬(샹그릴라 香格里拉), 운남성(雲南-省), CHINA

2011.05.01


중뎬 마지막날이라는 나름 애틋한 이유때문이었던가?
메리설산 동고동락했던 여행친구들의 제안.
"고기먹자!"

저녁 푸짐한 고기상 준비하기 위해 재래시장 나선 G.H 주인언니.
나를 포함한 여행친구 몇 명이
언니짐 들어준다는 핑계로 촐랑촐랑 따라나왔지.
물건을 파는 사람들, 물건을 사는 사람들, 흥정하는 사람들,
옆동네사람 시장거리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양어깨에 메는 장바구니 가득 물건을 담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정말 사람들도 많아.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서도
어딘지 모르게 시장의 풍경이 더 진득진득하게 다가와.

일행을 놓칠듯 말듯 여기저기 정신없이 구경하다가 보니
한 자리 크게 차지하고 있는 푸줏간코너에 도착했어.
호러스럽다 느껴질 정도로 날스러운 푸줏간들.
야크고기, 닭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냉장시설 따위는 없어.
그냥 적나라하게 진열해 놓고 팔아.
사망날짜가 어제인지, 그날인지 모를 짐승들 갈기갈기 해체돼서 이 자리에 있어.
강제로 세상에 꺼내어진 고기땡이 내장땡이들.
무심한 상인들의 손에 한 번씩 들썩들썩 들려져 먹음직스러움을 자랑하지.
말린고기도 많다만 먹어본바 없어서.

촐랑촐랑 따라다니기만 하던 우리도
다음날 긴- 이동길에 먹을 주전부리 간식들을 샀어.
커다란 쿠키와 고소한 콩으로 만든 과자들.
난 이럴 때가 제일 좋아.
긴-이동길을 앞두고 그나마 심란함을 토닥토닥할 수 있는 건
바로 간식에 대한 기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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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뎬(샹그릴라 香格里拉)에서 따오청(稻城)가는 길.

총 10시간에 달하는 구간 중에서도 5시간 이상 동안 펼쳐진 비포장 도로,
자욱했던 흙먼지, 비좁은 버스좌석,
징글징글하게 높고 끝없이 이어지는 산무리들.
한 번으로 족했을 이 고생길을 두번째 찾은 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대한 하늘세계, 거대한 산들,
그 속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이 이뤄내는 창밖 풍경에 또 넋이 빠지고 말아.

02,05,2011

 

이렇게 고통과 감동을 오고가며 먼길 오로시 달려.
리탕을 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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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사랑해 2011. 5. 23. 20:49

청두(成都), 쓰촨성(四川省), CHINA

06,05,2011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청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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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탕

사랑해 2011. 5. 21. 02:02
리탕

이른 아침 6시 따오청에서 버스를 타고
4시간 동안 리탕을 향해 달렸다.
어제 오후부터 눈보라가 싸납게 날렸었는데
차가웠을 밤공기에 눈이 고원을 더욱 단단하게 뒤덮었더라구.




 

황량했던 고원들이 하얀색이 됐어.
순백 색의 고요한 평원이 되니 하늘과 구름, 땅의 구분이 없어.
온 세상이 모두 하얀색이야.
이 하얀색을 가로질러 리탕에 닿았지.
티벳탄들의 도시 리탕.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라 들었어. 해발 4000m
머리 속으로 4km를 세로로 쭉- 그어보니 아찔아찔하더군..
하늘과 가까운 땅이 뭐가 다른가.
숨을 쉬워도 자꾸 숨이 막혀. 산소가 부족해.
보다 원질감과 같은 햇빛이 피부에 느껴져.
이 억쎈 땅은 생명을 밀어내는 것 같아.
나무 한 그루 없어. 자잔한 잔듸, 작디 작은 난장이 잡초들만을 허용할 뿐이야.
그런데 이상해. 
이 황폐함이 고원의 부드러운 곡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주니
오히려 잔잔한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는 거지.
이상해.

속과 겉이 다른 땅.
이 땅위에 티벳탄들은 살아.
분명 이 땅은 생명을 품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진데도
티벳탄들은 이 땅에 자신들의 신을 세우고
마을을 만들고 도시를 만들기까지 했어.
그러니 티벳탄들은 강해.
그래. 티벳탄들은 강해.
거친 햇빛과 바람에 바래진 그들의 피부.
까무잡잡하고 거칠며 그 어느누구도 볼이 발그래지는 것을 피할 수가 없어.
모두가 그렇거든.
하얀 피부의 티벳탄들도 없어.
부드러운 피부의 티벳탄들도 없어.
그들은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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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탕

사랑해 2011. 5. 16. 01:55


리탕(理塘), 쓰촨성(四
省)
, CHINA

2011.05.04

5개월이 넘는 내 여행의 종착지
리탕.













하지만 어제 오전에 도착해 그 다음날인 오늘 까지도 리탕은 내내 정전과 추위가 계속 돼.
문명의 자질구질 잡스런 것들에 익숙한 친구 칭밍과 나.
스마트폰 밧데리는 이미 나간지 오래.
이 날로 카메라 또한 밧데리 바닥을 보여.
노트북은 얼굴을 내밀 이유도 없어.
샤워는 바라지도 못해.
그저 생수로 양치질과 고양이 세수.
우리는 점점 힘들어져.
편리하고 완벽한 생활을 보조해주는 도시 시스템 속에 우리는 길들여졌어.

어제, 오늘 양일 동안 도시 여기저기 그리고 도시 너머 여기저기 싸돌아다녔으니
내일은 밥때 되면 밥 찾으러 로컬식당들이나 헤매며
할 일 없이 그저 멍-하니 앉아있겠구나. 하는데
친구 칭밍은 갑자기 내일 떠나자고 제안 해.

음... 쩝... 그래도 힘들게 왔는데
겨우 이틀 지내고 가기에는 아쉬워, 30초간 칭밍의 표정을 살피고 내 생각도 살피고.
그런데 아쉬워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한 생기는 무료함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고,
이 우연의 연속이 주는 여행의 즐거움보다는 씻고 싶은 마음이 더 강렬했어.
그래. 떠나자. 내일 아침 일찍 떠나자.


Posted by 나꽃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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