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탕

사랑해 2011. 5. 21. 02:02
리탕

이른 아침 6시 따오청에서 버스를 타고
4시간 동안 리탕을 향해 달렸다.
어제 오후부터 눈보라가 싸납게 날렸었는데
차가웠을 밤공기에 눈이 고원을 더욱 단단하게 뒤덮었더라구.




 

황량했던 고원들이 하얀색이 됐어.
순백 색의 고요한 평원이 되니 하늘과 구름, 땅의 구분이 없어.
온 세상이 모두 하얀색이야.
이 하얀색을 가로질러 리탕에 닿았지.
티벳탄들의 도시 리탕.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라 들었어. 해발 4000m
머리 속으로 4km를 세로로 쭉- 그어보니 아찔아찔하더군..
하늘과 가까운 땅이 뭐가 다른가.
숨을 쉬워도 자꾸 숨이 막혀. 산소가 부족해.
보다 원질감과 같은 햇빛이 피부에 느껴져.
이 억쎈 땅은 생명을 밀어내는 것 같아.
나무 한 그루 없어. 자잔한 잔듸, 작디 작은 난장이 잡초들만을 허용할 뿐이야.
그런데 이상해. 
이 황폐함이 고원의 부드러운 곡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주니
오히려 잔잔한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는 거지.
이상해.

속과 겉이 다른 땅.
이 땅위에 티벳탄들은 살아.
분명 이 땅은 생명을 품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진데도
티벳탄들은 이 땅에 자신들의 신을 세우고
마을을 만들고 도시를 만들기까지 했어.
그러니 티벳탄들은 강해.
그래. 티벳탄들은 강해.
거친 햇빛과 바람에 바래진 그들의 피부.
까무잡잡하고 거칠며 그 어느누구도 볼이 발그래지는 것을 피할 수가 없어.
모두가 그렇거든.
하얀 피부의 티벳탄들도 없어.
부드러운 피부의 티벳탄들도 없어.
그들은 강해.






Posted by 나꽃내
,